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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휴가에서 보는 중소기업 노무제도 정비의 중요성 2017-09-12

거의 모든 중소 제조 기업들이 여름 휴가 기간에 돌입했다. 하지만 직원 9명과 함께 무역업을 하고 있는 K 대표는 아직도 휴가 갈 생각을 못하고 있다. 거래 업체와의 창고 문제로 인해 처리해야 할 사항이 많아 최근 2개월 가량은 주말에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직원들도 형편은 비슷했다. 그러던 어느 날 TV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추진하는 “기본연차 20일, 유급휴가 15일 의무사용, 2주 연달아 사용가능”이란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날따라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사실 많은 중소기업들은 내부 사정상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유급휴가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행법상의 연차유급휴가 조항도 시행하기 어려운데 신정부의 노동공약은 기업 CEO에게 더 큰 고민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서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며,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으며, 3년 이상 계속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되, 단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연차휴가의 내용은 강행규정으로 이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개별약정은 무효가 되며, 고용노동부에서의 사건처리실무상 연차휴가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리하여 정상참작의 여지를 두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자칫하면 기소되어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연차휴가를 제공할 수 없는 중소기업의 형편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차휴가 지급이 어려운 기업들은 임금관리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첫째, 연차유급휴가 대체제도가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에 따라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 시킬 수 있다. 즉, 즉 설날, 추석 등 명절과 그 전후 근로일과 경영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작업량이 현저히 부족한 날 등에 쉬는 것이 해당되는데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할 수 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연차유급휴가일에 갈음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문제없이 연차대체제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1) 위임장 양식을 통해 근로자 과반의 서명을 받은 근로자 대표를 선출하여 2) 근로자 대표와 연차유급휴가 대체 합의서를 작성하고 근로자대표의 서명을 받아 연차유급휴가대체합의서 양식을 작성하여야 한다.
 
둘째,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 근로자들에게 연차휴가 대신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연차수당은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시급과 근로시간, 그리고 연차휴가일 수를 각각 곱한 것을 12개월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실제 기업은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산정해야 한다. 기업재정과 근로자의 임금이 관련된 민감한 사항이기에 처음부터 주의해야 할 점들이 많으며, 또한 회계연도도 고려하여야 하므로 운영상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연차휴가와 관련된 분쟁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연차휴가의 원칙에 있다. 즉,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부여하는 원칙과 1년 간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멸된다는 원칙에서 분쟁의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근로자는 휴가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위의 기업과 같은 이유로 휴가를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사용하지 못했다면 근로자는 수당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바쁘다”, “처리할 문제가 많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

 

휴가를 갈 수 있음에도 수당을 받기 위해 근로자가 일부러 가지 않은 것일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연차유급휴가와 그 수당은 기업 내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이다. 이에 기업은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운영하거나 시기변경권을 행사하며 사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유효하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요건이 의외로 많아 기업이 직접 하기에는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5월과 10월 장기간의 연휴가 포함되어 있다. 중소기업은 운영이 어려운 형편에 연차휴가 이외에도 정비해야 할 노무관리 항목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노무 관련 소송과 분쟁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새로운 정부의 노무 관련 정책으로 노무제도의 정비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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